TL;DR — 핵심 요약

비상장법인이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처분·활용하려면 정관에 절차가 명시돼 있어야 합니다. 2025년 상법개정으로 강화된 요건과 임원퇴직금 재원 활용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법인재무

자기주식, 갖고만 있어도 되는가 — 정관에 담아야 할 처분 절차

2026년 7월 14일 | 9분 읽기

비상장법인이 자기주식을 사들이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단 갖고 있어도 되는가""어떻게 처분해야 하는가"는 전혀 다른 질문입니다. 후자에 답이 없는 상태로 자기주식을 처분하면, 절세가 아니라 세무 리스크가 됩니다.

자기주식, 왜 정관에 절차가 있어야 하는가

자기주식은 법인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취득해 보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취득 자체는 상법이 정한 요건(배당가능이익 범위 등) 안에서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취득한 자기주식을 어떻게 처분·활용할 것인지를 그때그때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임의로 정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 부분이 2025년 상법개정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 운영과 관련해 정관에 명시해야 할 사항을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처분 절차 — 소각, 외부 매각, 임원 보상 활용 등 처분 방식별로 사전에 정한 기준이 정관에 있어야 합니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임시로 의결하는 방식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2. 임원 보상에 활용할 경우의 기준 — 보상 한도와 평가 방법(시가평가 기준, 양도 시점, 양도 후 정관을 바꾸는 절차)까지 명문화해야 합니다.
  3. 의결 절차 일부 변경 — 전자투표, 이사회 결의 요건 등 절차적인 부분도 함께 정비 대상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정관에 없는 상태에서 자기주식을 처분하면 두 가지 세무 리스크가 따라옵니다.

  • 의제배당 추징 — 처분 과정이 정당한 절차 없이 이루어졌다고 보아, 주주가 받은 이익을 배당으로 재구성해 과세하는 경우
  • 부당행위계산 부인 — 시가와 다른 가격으로 처분하거나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처분한 것으로 판단되면, 세법상 그 거래를 부인하고 시가 기준으로 재계산하는 경우

즉 정관 근거는 상법상 절차 문제에 그치지 않고, 처분 시점의 과세 리스크를 좌우하는 요건입니다.

처분 방법 3가지와 정관에 담아야 할 것

자기주식 처분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방식마다 정관에 담아야 할 내용이 다릅니다.

처분 방식성격정관에 담아야 할 최소 내용
소각발행주식 자체를 없애는 것소각 결정 절차(이사회/주총 구분), 소각 사유
외부 매각제3자에게 유상으로 넘기는 것처분 상대방 결정 기준, 가격 산정 방법(시가평가)
임원 보상 활용임원의 보수·퇴직금 등으로 지급보상 한도, 평가 방법, 양도 시점, 양도 후 정관변경 절차

세 방식 모두 공통으로 요구되는 것은 "사전에 정해진 기준"입니다. 처분이 결정된 뒤에 그 근거를 정관에 소급해서 채워 넣는 방식은 절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자산입니다. 이 성격 때문에 처분 방식에 따라 나머지 주주들의 실질적인 의결권 비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주식을 소각하거나 특정 주주 그룹에게 넘기면, 발행주식 총수 대비 각 주주의 지분 비중이 바뀝니다. 이 효과가 있기 때문에라도 처분 절차는 자의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고, 정관과 결의 절차로 통제되어야 합니다.

자기주식을 임원퇴직금 재원으로 쓰는 원리

임원 보상 활용 중 실무에서 자주 검토되는 것이 퇴직금을 현금 대신 자기주식 현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관과 별도의 퇴직금 규정에 지급률(예: 최종 보수의 일정 배수)을 명시합니다.
  2. 퇴직 시점에 현금 대신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시가로 평가해 현물로 지급합니다.
  3. 법인은 현금 유출 없이 퇴직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고, 임원은 퇴직소득으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현금흐름 부담을 줄이면서 임원 보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구조지만, 조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의제배당으로 재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세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건 1 — 퇴직금 규정이 정관과 별도 규정에 명확히 있어야 한다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수준의 포괄 규정으로는 부족합니다. 지급률, 지급 기준, 자기주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근거까지 규정에 있어야 합니다.

조건 2 — 자기주식 시가평가가 객관적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비상장주식이므로 시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세법상 보충적 평가법(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는 방식 등)으로 산정한 가액을 시가로 봅니다. 임의로 낮게 평가해 지급하면 그 차액이 문제가 됩니다.

조건 3 — 이사회·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일반 결의가 아니라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절차 자체가 무효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세 조건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주식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면, 과세관청은 이를 정상적인 보상 지급이 아니라 주주에 대한 이익 분여(의제배당)로 재구성해 과세할 수 있습니다.

정관 정비, 왜 한 번에 묶어야 하는가

자기주식 처분 절차, 퇴직금 규정, 배당, 전자투표, 결의정족수 — 이런 항목들은 서로 다른 시점에 각각 필요해질 때마다 손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두 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입니다.

  • 비용 측면 — 정관 변경은 그 자체로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등기 절차가 필요합니다. 항목을 하나씩 따로 개정하면 그때마다 같은 절차 비용이 반복됩니다.
  • 리스크 측면 — 항목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주식 처분 절차와 임원 보상 규정은 함께 정비하지 않으면 서로 어긋나는 조항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관을 정비할 계기가 생겼다면(예: 법 개정에 따른 의무 정비), 관련 항목을 한 번에 묶어 검토하는 것이 비용과 리스크 양쪽에서 유리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 ] 정관에 자기주식 처분 방식별(소각/외부매각/임원보상) 사전 기준이 명시되어 있는가
  • [ ] 임원 보상에 자기주식을 활용할 경우 보상 한도·평가 방법이 정관과 규정에 있는가
  • [ ] 퇴직금 규정에 자기주식 현물 지급 근거와 지급률이 명시되어 있는가
  • [ ] 비상장주식 평가는 보충적 평가법 등 객관적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는가
  • [ ] 처분·지급 결정 시 이사회·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거치는가
  • [ ] 정관 개정이 필요하다면 관련 항목을 한 번에 묶어 검토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자기주식을 그냥 갖고만 있으면 문제가 없나요?

취득 요건을 지켰다면 보유 자체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리스크는 처분하거나 활용하는 시점에 발생합니다. 그때 정관에 절차 근거가 없으면 의제배당이나 부당행위계산부인 위험이 생깁니다.

Q. 자기주식을 임원 퇴직금으로 지급하면 무조건 절세가 되나요?

아닙니다. 규정·평가·결의 절차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췄을 때만 정상적인 보상 지급으로 인정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오히려 의제배당으로 재해석되어 추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Q. 자기주식 시가는 어떻게 정하나요?

상장주식이 아니므로 시장가격이 없습니다. 세법상 보충적 평가법으로 산정한 가액을 시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임의로 낮거나 높게 정하면 문제가 됩니다.

Q. 정관 정비를 꼭 한 번에 해야 하나요?

의무는 아니지만, 항목별로 나눠서 여러 번 개정하면 그때마다 주주총회·등기 비용이 반복되고 조항 간 정합성이 어긋날 위험도 커집니다. 정비 계기가 생겼을 때 관련 항목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Q. 이 내용은 모든 비상장법인에 그대로 적용되나요?

정관 기재 요건과 절차는 회사마다 기존 정관 내용, 지분 구조, 임원 보상 체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 정비는 현행 법령과 개별 회사의 정관·규정을 함께 검토해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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