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핵심 요약
정관 점검을 조항 목록으로 하면 무엇이 급한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이 바뀔 때·돈을 꺼낼 때·결의가 필요할 때 각각 무엇이 막히는지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정관은 언제 발목을 잡는가 — 상황별로 되짚어 보는 점검법
2026년 7월 9일 | 11분 읽기
정관 점검을 조항 목록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끝까지 읽지 못합니다. 조항은 수십 개인데, 그중 실제로 돈과 시간을 잡아먹는 문제를 만드는 것은 소수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목록 대신 "어떤 상황에서 막히는가"로 되짚습니다.
세 국면으로 나눠 본다
법인이 정관 때문에 실제로 멈추는 순간은 대체로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 국면 | 어떤 일이 벌어질 때 |
|---|---|
| 사람이 바뀔 때 | 임원을 새로 등기하거나, 물러나거나, 지분이 이동할 때 |
| 돈을 꺼낼 때 | 퇴직급여·보수·배당·자기주식 등으로 법인 밖으로 자금이 나갈 때 |
| 결의가 필요할 때 | 위 두 가지를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 |
세 번째가 앞의 둘을 감싸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의가 되지 않는 회사는 앞의 두 국면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점검 순서는 셋 → 둘 → 하나의 역순이 되기도 합니다.
국면 A — 돈을 꺼낼 때 걸리는 것
임원 퇴직급여의 근거
임원의 퇴직급여는 정관에 정한 금액이 있으면 그 금액을, 없으면 법이 정한 산식을 따릅니다. 법인세법 시행령은 규정이 없는 경우의 손금 한도를 퇴직 직전 1년간 총급여액 × 10% × 근속연수로 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정관에 "지급한다"고만 써 두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급 대상·산정 기준·지급 시기가 특정되어야 하며, 별도 규정에 위임하는 형태라면 그 규정이 실제로 존재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원 보수의 한도
상법은 이사의 보수를 정관에 정하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형태는 두 가지입니다 — 정관에도 없고 총회 승인도 없이 지급해 온 경우, 그리고 과거에 정한 한도를 현재 지급액에 맞춰 갱신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배당을 주주별로 달리하려 할 때
주주 구성이 가족으로 이루어진 법인에서는 균등 배당이 오히려 불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주주별로 달리하는 설계는 상법상 근거와 세법상 평가를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정관에 종류주식이나 배당에 관한 근거가 없으면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
법인이 주식을 사들이려 할 때
자기주식 취득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정해진 절차를 거쳐서만 가능합니다. 정관에 근거가 없으면 그때마다 총회를 거쳐야 해 실행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국면의 공통점: 근거가 없으면 금액이 깎이거나 절차가 늘어난다. 못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비싸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국면 B — 사람이 바뀔 때 걸리는 것
이사 정원과 이사회 구성
자녀를 등기하거나 공동창업자가 물러날 때 이사 정원 조항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원 상한이 낮게 잡혀 있거나, 이사회 설치 여부와 실제 운영이 어긋나 있는 형태입니다.
사람을 바꾸기로 결정한 다음에 정관을 고치면 절차가 두 번 필요합니다. 임원 구성 변경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함께 확인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지분이 밖으로 나가는 경로
지분이 가족 안에 있으니 안전하다고 보기 쉽지만, 상속·이혼·채권 집행처럼 의도하지 않은 이전 경로는 가족법인에서도 열려 있습니다.
상법은 정관으로 주식 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정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지분의 외부 이동을 사후에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승계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분 이전 설계보다 앞서 봐야 하는 항목입니다.
국면 C — 결의가 필요할 때 걸리는 것
정관 변경, 자본 관련 안건은 가중된 정족수를 요구합니다. 주주가 여러 명으로 흩어져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가 있으면 이 관문에서 멈춥니다.
여기서 순환이 생깁니다. 소집 통지 방법이나 서면·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근거를 정관에 두면 문제가 완화되는데, 그 근거를 넣는 것 자체가 정관 변경이라 이미 막힌 회사는 손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항목은 다른 항목과 성격이 다릅니다. 지금 필요하지 않아도, 결의가 가능한 동안에 넣어 두어야 하는 조항입니다.
되짚어 보는 순서
- 지금 결의가 가능한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주주명부와 실제 상황이 어긋나 있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 가능하다면, 앞으로 3~5년 안에 계획하고 있는 일을 적어 봅니다. 승계·임원 교체·자금 회수 중 무엇이 있는지가 곧 점검 범위입니다.
- 그 계획에 필요한 근거 조항이 현행 정관에 있는지 대조합니다.
- 없는 것을 모아 한 번의 총회에서 묶어 처리합니다. 개별로 나누면 절차 비용이 반복됩니다.
정관 조항은 소급해서 효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금 없는 조항 때문에 과거에 발생한 일을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미룰수록 선택지가 줄어드는 구조라는 점이 이 작업의 성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관을 한 번도 개정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되나요?
개정 자체가 의무는 아닙니다. 다만 설립 시 표준양식 정관은 운영 단계에서 필요한 근거 조항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무언가를 하려 할 때 근거가 없어 막히는 상황이 생깁니다. 문제는 정관이 오래된 것 자체가 아니라 지금 하려는 일과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Q. 정관 개정은 어떤 절차를 거치나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입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소집 통지 기간을 포함하면 준비부터 결의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며, 등기가 필요한 사항은 결의 후 변경등기를 진행합니다.
Q. 임원 퇴직금 규정을 지금 만들면 과거 근속기간도 인정되나요?
규정 신설 시점과 근속연수 산정은 별개 문제입니다. 근속연수는 임원으로 취임한 시점부터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규정을 신설하면서 소급 적용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는 세무상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Q. 주주가 흩어져 있어 총회를 열기 어려운데 방법이 있나요?
정관에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근거를 두면 물리적 참석 없이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그 근거를 두는 것 자체가 정관 변경이므로 현재 정족수로 결의가 가능한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정관 점검은 세무사와 변호사 중 어디에 맡겨야 하나요?
조항의 상법상 효력은 법률 영역이고, 임원 보수·퇴직금처럼 세무상 손금 인정과 직결되는 부분은 세무 영역입니다. 두 영역이 한 조항에서 겹치는 경우가 많아 어느 한쪽만으로는 판단이 불완전해지기 쉽습니다.